Last updated on 2024. 11. 04.
집 근처 가까운 곳에 내가 좋아하는 취미의 모임이 있다면 어떨까? 한 번쯤 가보고 싶지 않을까?
작년 여름쯤 홍대(상수) 근처에 보드게임 모임이 새로 생겼다. 테이블은 3개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동호회 위주의 모임이라서 너무 시끄럽거나 하지도 않고 오히려 게임하는 입장에서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간혹 일반 손님이 오기도 했다.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일반 손님에게도 동호회 사람들과 같이 게임해보시겠냐고 제안하고 승낙하면 합석하여 같이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다. 보드게임은 사람이 적당히 있어야 재미있으니깐(?)..
여하튼 파티게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런 분위기 마음에 들었다. 물론 모임장은 팬데믹을 좋아하고 무거운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헤비 게임 유저였기에 동호회에선 무거운 전략 게임도 종종 돌아갔다.
집 근처라 퇴근하고 가끔 들리기도 했고 시간이 늦어져 늦게까지 게임을 하더라도 차 시간 부담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공을 들인 모임이었다. 그래서 모임을 참석 한 주에는 늘 후기를 적었다. 개인적으로 신규 모임에 후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글이 올라오고 활동하는 게 있어야 신규 유저들이 가입을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최신 글이 1년 전 글이면 활동하는 모임인지 긴가민가 하지 않을까? 후기를 적는 사람은 거진 나 혼자뿐 이었지만 이 모임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서 나 혼자 후기를 적는 것은 별로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나고 ’22년 새해가 오기 전 구하기 어려운 프로모 케릭도 새해 선물 겸 구해다 줬다.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겠지만 랜덤 발송하던 프로모션 케릭이었다. 모임이 좋아서 선물도 그냥 해주고 싶었다. 암튼 신뢰도 많이 쌓이고 나름 모임과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주 작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모임이 끝나고 내 가방을 가지러 가다가 벽에 붙어있는 음료 메뉴판 간판이 있었는데 거기에 걸렸는지 실수로 그게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누가 옆에서 간판을 잡아줘서 내 머리에 맞는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바닥에 떨어지기라도 했으면 나무판이 깨지거나 어디 부서지거나 했겠지… 물론 그 정도로 파손이 된다면 당연 변상할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대로 메뉴판은 다시 벽에 걸렸다. 어디 다친데 없는지 괜찮으세요? 라고 말해주는 모임원이 있었다.
반면 혼잣말로 조용히 ‘아니 왜 기물을 파손하는 거지?’ 하고 농담조로 말하고 지나가 버린 사람도 있었다. 실제론 파손되진 않았지만 친해서 그랬던 걸까? 하지만 이것이 내가 그 모임을 탈퇴한 사소한 이유였다. 그 이후로는 그 모임엔 너무나도 가고 싶지 않았다. ’22년 1월쯤에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또 6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어찌 되었을까? 모임 단톡방은 사라져 버렸고 보드게임 카페는 웬 이벤트 파티룸으로 바뀌어 버렸다. 대문만 그대로 인 채로…
일반인의 MT 후기나 올라오는 파티룸으로 바뀌어 버렸다. 계약이 끝나서 나간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근데 파티룸에서 MT를 하기도 하는구나. 신기하네)
모임장님, 이제 와서 이야기하는데 저한테 그런 식으로 하시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음, 피자 메뉴판은 아니었고 음료 메뉴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