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on 2024. 10. 06.
개인 보드게임 순위를 정하는 건 어려운 거 같네요. 여하튼 궁금한 분들도 있을 거 같아서 현재까지 누적으로 개인 보드게임 순위를 고민해 봤습니다.
저는 PC게임 포함해서 좋아하는 게임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게임 순환이 빠르고 반복적인 게임’을 좋아합니다. 반복하더라도 매번 재미있는 게임이어야겠죠. 예를 들면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입니다. 아마 그 관점에서 보면 아래의 순위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예외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같이 게임 할 당시 사람들의 전반적인 반응도 많이 보는 편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마이티
아마 예상 하셨겠지만, 영원한 1순위 게임은 마이티입니다. 숭실대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 배웠습니다. 마이티는 개인적으로 삶의 일부라 해도 될 듯싶네요. 뭐 이 홈페이지 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생략)
경매, 협력, 전략이 담겨있는 트릭 테이킹 게임이고 매번 팀이 변경되는 독특함이 더해져서 할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으며 바닥의 변수도 정말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가끔 여러 가지 이유로 뭔가 협력이 꼬여서 논쟁이 일어날 때도 많긴 했지만 다 추억거리이죠.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일화가 있었습니다. 가끔 마이티 같이 치자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마이티 배운 지 20년이 되었고 지금도 꾸준히 마이티를 하고 있습니다.
2. 마작 (리치 마작)
이수에서 거의 매주 마이티를 치던 중에 옆에서 마작 모임도 활발히 열려서 기회가 되어 배운 것이 시작이네요. 이수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리치 마작을 친지 이틀째 되던 날에 일본에서 마작을 오랫동안 치신 분과 대국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가장 좋으면서도 가장 안 좋은 것을 배우셨군요.”
(사실… 말뜻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마작 배운 지 18년이 되었고 리치 마작도 비교적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족보도 다양하고 할 것도 많아서 수 없이 많이 쳐도 거의 질리지는 않네요. 요즘은 생각날 때 온라인 위주로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한때는 거의 오프라인으로 많이 했는데 예전만큼 자주 오프에서 치지는 않네요. 나중에 나이 많이 들어서도 마작은 계속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되어서 배워두면 좋은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다양한 상황에 대해 룰이 꼼꼼하면서도 엄격한 점도 꽤 매력 있어서 다양한 룰 공부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3. 아나크로니
일꾼 놓기 전략게임으로 26세기 지구가 배경입니다. 미래 지구에 운석 충돌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종족별로 운석 충돌을 준비해서 대피미션을 하는 게 주요 테마입니다.
상수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 배웠습니다. 좋아하는 게임 중에선 약간 예외 성향의 게임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일꾼 놓기, 자원 빌려서 나중에 시간여행으로 갚기, 피로한 일꾼 활성화하는 등의 독특한 요소가 있고 외부 액션을 위한 독특한 엑소슈트 미니어처가 있어서 게임에 몰입감을 줍니다. 아나크로니가 너무 재미있어서 제작사인 마인드클래쉬게임 팬이 되어버려서 여기서 발매한 게임은 거의 다 보유 중입니다. 지금까지 대략 10회 정도 플레이했네요.
4. 딕싯, 스텔라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라 두 개를 묶어 놓았습니다. 딕싯 중에서는 디즈니 버전이 인기가 좋습니다. (디즈니 카드 하나로 게임의 흥미 유발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신기) 딕싯은 제시어 힌트를 주고 내가 낸 카드를 맞추는 게임이고 스텔라는 제시어를 뽑고 다른 사람과 많은 공감을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둘 다 룰은 어렵지 않아서 혼자 룰을 스터디 했었습니다. 비교적 여러 명이 할 수 있는 게임이고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할까나? 다른 사람이 공감해 주면 뭔가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 느낌도 나고 저절로 웃음이 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어색한 상태에서 쉽게 제안할 수 있는 게임이고 실제로 꽤 많이 영입 성공한 게임이라서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합니다. ’19년도에 ‘퍼즐앤드래곤’이라는 모바일 게임 방송 일정에 맞춰서 상암동 근처에서 정모가 열린 적이 있었는데 그거 구경 갔다가 나중에 조금 친해진 사람들끼리 보드게임카페 + 다트 그리고 저녁 식사벙을 추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보드게임카페에서 제가 딕싯 룰마를 했었는데 거의 90분 동안 다들 이것만 하면서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네요. 여담으로 제가 오픈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사진이 바로 퍼즐앤드래곤 동호회 사람들이 그려준 그림입니다.
5. 차가운 그녀가 눈을 뜨기 전에
신분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마피아류 게임이라는 점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까치산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 배웠습니다. 불쌍하게 죽은 소녀를 잘 봉인해 줘야 하는데 각각의 역할 – 우주인, 감염자, 범인, 일반 학생 – 에 따라 다른 승리 조건이 있어서 맨 마지막 카드 한 장을 상황에 따라 유리한 쪽으로 남기고 신분을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마피아 게임류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아무래도 말이 조심스러워지고, 누군가는 내 신분을 알고 있을 수 있으니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이 게임은 상황에 따라 카드를 넘겨버릴 수 있으니 그런 부담이 적어서 마피아 게임을 안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권하기에 부담이 없을 거 같습니다.
게임 해보고 마음에 들어서 얼마 뒤 바로 샀네요. 게임을 전파하려고 열심히 시도 중.
6. 튜링머신
1~5로 이루어진 세 자리 숫자를 찾는 게임입니다. 까치산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배웠습니다. QR코드를 스캔해서 문제를 세팅하게 되면 테이블 중앙에 여러 대의 로직 검증 기계가 있고 각각 어떤 로직을 검증하는지 적혀있습니다. 처음에 임의의 숫자를 조합해서 검증기에 넣으면 기계는 참/거짓을 판별해서 알려줍니다. 한 숫자 당 검증기를 3번 이용할 수 있고 다음엔 숫자를 바꿔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힌트를 모아서 세 자리 숫자를 추리하는 게임입니다.
생각할 요소가 많고 다양한 문제들로 리플레이 성도 많아서 좋습니다. 게임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 고려 중. 심심할 때 혼자서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게임이라서 좋습니다.
7. 듄 임페리움
일꾼 놓기 기본에 덱 빌딩과 전투 요소가 있는 전략게임입니다. 홍대 근처 보드게임 모임에서 처음 배웠습니다. 지역으로 요원을 보내면 비용을 지불하고 대신 여러 가지 보상이 들어옵니다. 자원 획득, 팩션 영향력 올리기, 병사 모집 및 전투 등을 통해 승점을 얻어서 점수를 가장 많이 얻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한 라운드 돌아가면 어느 정도 게임 진행이 파악 가능해서 어렵지 않은 전략게임이라 생각되고 시간도 2시간 정도로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게임 해보고 마음에 들어서 얼마 뒤에 샀던 기억이 있네요. 원래는 확장판도 다 구매했었는데 룰 설명만 길어지고 확장을 잘 안 넣다 보니 기본판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
□ 그 외 좋아하는 게임들
탑텐TV, 버건디의 성, 로코코, 하나비
원래는 Top 10을 만들었었는데 뭔가 순위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끼워 넣은 느낌이 들어서 정말 필이 딱 꽂히는 보드게임을 찾을 때마다 리스트를 늘려가는 식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순위 정하기는 너무 어려워.